이들의 뮤직비디오는 K팝 그룹 중에서도 특히 화려한 비주얼을 구사한다. 유튜브 16억 뷰를 돌파한 ‘뚜두뚜두’ 뮤직비디오에서 멤버 제니가 은빛 탱크 모형을 타고 등장하는 등 다양하고 과감한 세트·의상에 아낌없이 물량을 투입한다. 이는 시·청각이 어우러진 강렬한 경험을 팬들에게 선사한다.
음악은 대중적이다. 블랙핑크의 프로듀싱을 맡아 ‘제5의 멤버’로도 불리는 프로듀서 테디는 강렬한 힙합과 팝 사운드, 직관적 멜로디를 접목해 팬층뿐만 아니라 다양한 청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왔다.
반면 무대에선 서구 팝스타를 연상시키는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이들은 청순함, 귀여움 등 K팝 걸그룹에 기대하는 일률적 이미지가 아니라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초기부터 승부했다.
데뷔 초에는 소속사 선배 그룹 투애니원의 이미지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네 멤버는 탄탄한 퍼포먼스 능력으로 독자 영역을 구축했다.
특히 2019년 4월 세계적 스타들이 서는 미국 유명 음악축제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발휘한 무대 장악력은 현지 관객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2018년 유니버설뮤직 산하 레이블 인터스코프 레코드와 계약하고 북미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들은 두아 리파, 레이디 가가, 셀레나 고메즈, 카디 비 등 세계적 팝스타들과 잇따라 협업하며 국제적 인지도를 높였다.
데뷔 5년을 넘긴 그룹치고는 과작이라 팬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지만 역으로 희소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었다.’
◇ 멤버 각각이 ‘셀러브리티’…세계적 명품 브랜드 얼굴로 활약
제니, 지수, 로제, 리사 네 멤버가 각각 뚜렷한 고유의 아우라를 보여주며 그룹 전체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도 블랙핑크의 특징이다. 2018년 제니를 첫 주자로 올해 3월 로제, 10일 리사가 솔로곡을 발매하는 등 적극적으로 솔로 활동에 나섰고 지수는 최근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런 전략과 특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네 멤버를 팬층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대중에게 선망받는 ‘셀러브리티’이자 패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샤넬(제니)·생로랑(로제)·디올(지수)·셀린느(리사) 등 네 멤버 모두가 유수 명품 브랜드 앰베서더로 활동 중이다.
2018년 6월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도 개설했는데 리사는 K팝 아티스트 개인으로는 최다인 5천89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다. 제니(5천80만 명), 로제(4천590만 명), 지수(4천580만 명) 등 다른 멤버들도 막대한 수의 팔로워를 보유했다.
이규탁 교수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높은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 호소력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블랙핑크는 세련되면서도 다양한 외적 이미지를 구축해 K팝 전체를 아우르는 일종의 문화 아이콘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생활한 지수뿐만 아니라 호주에서 자란 로제, 뉴질랜드에서 유학한 제니, 태국 태생 리사 등 다양한 문화권 출신 멤버들이 공존하는 것도 입지를 넓힌 배경이다. 특히 리사의 존재가 동남아권에서 높은 인기를 견인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대규모 팬덤을 결집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디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세상을 밝혀라’에서 “블랙핑크는 여러 배경이 적절히 조합돼서 독특하고 돋보인다”며 “서로 보완하며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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