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6년. 나향욱이라는 당시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언론 관계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라고 발언 한 게 공개돼 공분을 산 바 있다.
이곳 달라스에서도 그 뉴스를 접하고 분노하지 않았던 동포는 없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 후 국민을 우습게 보는 정치인이나 공무원을 향해 “국민을 개·돼지로 보느냐” 또는 “국민이 개·돼지만 못하느냐”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고 있노라면 나향욱의 그 발언이 (듣기에 거북했을지언정) 틀린 말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최근 한국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정치공방의 중심으로 끌려나왔다.
‘곰이’와 ‘송강’은 문 전 대통령이 임기 중 북한의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국가 원수가 받은 선물은 대통령기록물로 간주돼, 퇴임 할 때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기록물이 반려견인 경우를 대비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던 터라 생명체인 ‘곰이’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그냥 두고 나올 수 없었던 것.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석열은 반려견을 대통령기록물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조건으로 문 전 대통령이 어려서부터 키웠던 ‘곰이’와 ‘송강’을 맡아 키워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8일 ‘곰이’와 ‘송강’, 그리고 ‘곰이’이의 새끼 ‘다운이’를 정부에 인도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팩트다. 문제는 반환 결정의 이유와 배경에 대한 해석에서부터 발생한다.
‘언론’을 자칭하는 매체들은 문 전 대통령이 사육비 부담 때문에 반환했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
“개 3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나” 등의 정치공세를 앵무새처럼 전후 설명 없이 인용하며 쓰레기를 생산해 내고 있다. 사료값이 아까워 자신이 키우던 개를 파양하는 파렴치한으로 문 전 대통령을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측이 위탁받아 키우고 있던 반려견들을 인도한 이유는 윤 정부의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퇴임할 때는 좋아서 데리고 나갔다가, 이제는 사료값이 아까워 정부예산 달라고 떼 쓰는 게 아니란 말이다.
사실을 왜곡 보도하는 자칭 ‘언론’들도 문제지만, 그 여론몰이에 놀아나는 국민들이 더 큰 문제다. 쓰레기 언론에 파묻혀 사리분별력을 상실한 것 같다.
누군들 이들을 개·돼지로 안 볼 수 있겠는가. 개·돼지의 사리분별력이 더 나았으면 나았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한편으론 세상의 모든 (진짜) 개와 돼지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우매한 인간을 이야기 할 때마다 자신의 존재가 소환되니 말이다.
세상의 모든 개·돼지들아, 미안하다.
토니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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